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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제목 : 챔피언(김원근 작가) 사진을 보니 여러 가지 재미있는 감상과 생각이 든다. 우선, 친근함과 유머가 느껴지고, 전형적인 날렵한 복서의 모습이 아니라, 푸근한 D라인 몸매에 편안한 슬리퍼를 신은 '아저씨'의 모습이,,, 난가? 하지만 손에는 강렬한 빨간색 복싱 글러브를 끼고 있어 그 부조화가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마치 "우리 아빠도 한때는 꿈이 있었지"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두 번째로, 표정에서 뭔가 이야기가 읽힌다. 지그시 감은 눈과 굳게 다문 입술에서는 여러 가지 감정이 느껴진다.경기를 앞둔 굳은 다짐과 긴장감혹은 모든 경기를 마치고 난 후의 고요한 평온함과 숨 고르기자신의 한계와 싸우는 내면의 고독함단순히 익살스러운 모습을 넘어, 한 인간의 고뇌와 결의가 담겨 있는 듯해 작품에 깊..
2025.08.12 -
감사인의 책상 앞
어둠이 내려앉은 사무실, 모니터의 푸른빛만이 외롭게 책상을 비춘다. 서류와 숫자들이 빼곡한 이 공간에서 나는 회사의 혈관을 흐르는 피를 검사하는 의사와 같은 존재다. 때로는 건강한 혈액의 흐름에 안도하지만, 때로는 혈관을 막고 조직을 썩게 만드는 위험한 혈전, 즉 '부정'의 징후를 발견하기도 한다.이 일을 하다 보면 무뎌질 법도 한데, 매번 새롭게 마음을 다잡게 된다. 유혹에 넘어간 동료의 무너진 삶을 마주할 때마다, 나 자신에게 더욱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나 자신에게 글을 쓴다.첫째, 모든 부정은 '이번 한 번만'이라는 달콤한 속삭임에서 시작된다.가장 무서운 말이다. "이번 한 번만", "이 정도는 괜찮겠지", "다들 하는 관행인데". 이 속삭임에 귀를 여는 순간, 양심의 둑에 ..
2025.08.07 -
쿠팡 2분기 매출 역대 최대
쿠팡의 두 얼굴을 마주하며오늘 아침, 스마트폰을 열자마자 눈에 들어온 두 개의 기사. 하나는 오늘 날짜가 찍힌 속보였고, 다른 하나는 작년의 기사였지만 나란히 내 생각 속에 떠올랐다. 묘한 기시감과 함께 마음이 복잡해졌다. 첫 번째 기사: "쿠팡 2분기 매출 12조 육박… 역대 최대 달성" 2025년 8월 6일. 오늘 새벽에 발표된 쿠팡의 실적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2분기 매출이 12조 원에 육박하며 또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소식.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 영업이익은 2093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만 사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활성 고객 수는 2390만 명을 넘어섰다. 숫자로만 보면 쿠팡은 거침없는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로켓배송'으로 시작된 혁신이 이제는 대한..
2025.08.06 -
능력만 있으면 될까?
능력만 있으면 된다고?'나는 실력으로 승부해. 사내정치 같은 건 질색이야'라고 되뇌고 있나? 그 순진하고 고결한 생각, 이제는 쓰레기통에 처박아 둘 때가 됐다. 가식 따위는 벗어던지고 지독한 현실을 마주해 보자.C레벨이든, 이제 막 입사한 신입이든, 조직에 속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위를 향한 욕망이 있다. 그걸 부정한다면 위선이거나, 그냥 이 게임에 참여할 의지가 없는 '월급 루팡'일 뿐이다. 그리고 그 욕망의 사다리를 오르는 데 필요한 동아줄이 바로 '사내정치'다.아직도 사내정치라 하면, 누군가를 험담하고, 부장님 옆에 딱 붙어 술 따르는 그림만 떠오르나? 그랬다면 아직 하수일 것이다.비운의 에이스, 김 팀장김 팀장은 우리 회사 최고의 실력자였다. 그가 만든 기획서는 언제나 완벽하고, 데이터는 한..
2025.08.05 -
"네네"하다가 "네"가 사라진다.
정신 차리자. 거울 속의 나에게, 그리고 어제의 나에게 쓰는 글이다.회사에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나? 모두와 원만하게 지내고, 갈등을 피하는 것이 사회생활의 미덕이라 믿었나? 그래서 누군가 의견을 내면, 그게 좀 이상하고, 데이터와 맞지 않고, 심지어 내 양심에 어긋나도 일단 고개부터 끄덕였다. "네, 좋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진행하시죠."그 결과는 어땠지? 정말로 '좋은 사람'이 되었나?아니. 그냥 '만만한 사람', '자기 의견 없는 사람',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게 촌철살인이고 팩트폭행이라고? 미안하지만, 이게 현실이다.회사에서 무조건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면 안 되는 이유를 새겨야 할 시간이다."일단 해보죠"가 부른 대참사상황 : 김팀장이 회의에서 외쳤다. "요즘..
2025.08.04 -
이 나이에 다시, 괜찮을까?
쉰을 앞둔 나에게 보내는 편지: "이 나이에 다시, 괜찮을까?"어느덧 쉰이라는 나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마음은 아직 청춘 언저리를 맴도는 것 같은데, 몸은 정직하게도 세월의 무게를 이야기한다. 잠자고 일어나면 개운하기보다 뻐근함이 먼저 찾아오고, 예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작은 충격에도 흠칫 놀라곤 한다. ‘온몸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이제야 내 이야기가 되었다. 마흔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였을까. 매년 연례행사처럼 치러야 했던 수술대 위의 기억, 어느 날 갑자기 '뚝'하고 끊어지는 느낌과 함께 찾아왔던 근육 파열의 고통. 마치 내 몸과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온 기분이다. 잦은 부상과 통증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지치게 만들었다. 그래서 문득,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지금의..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