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직장생활?(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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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일인데..
어쩔 수 없이 일을 했다.스스로 생각해도 열심히 한 듯.. 잘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당신께서는 왜 그랬을까.. 인간적으로 마음이 아프다고해야하나..
2025.10.09 -
인사담당자
오늘도 어김없이 마지막까지 사무실의 불을 밝혔다. 텅 빈 사무실, 모니터의 희미한 불빛만이 내 얼굴을 비춘다. 키보드 위에서 잠시 멈춘 손가락 끝으로 하루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밤. 문득, 스스로에게 묻고 싶어졌다. "너, 오늘 하루 괜찮았니?"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데, 그 만사를 다루는 내 마음은 만신창이가 될 때가 많다. 누군가는 인사업무가 사람을 상대하는 따뜻한 일일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정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해야 하는 자리다.평가 시즌의 무게감김 대리의 얼굴이 떠오른다. 올 한 해, 누구보다 성실했지만 아쉽게도 성과가 좋지 않았다. 평가 면담을 앞두고 나는 밤새 그의 실적 데이터와 업무 기록을 뒤적였다. 객관적인 수치와 근거를 들..
2025.08.13 -
감사인의 책상 앞
어둠이 내려앉은 사무실, 모니터의 푸른빛만이 외롭게 책상을 비춘다. 서류와 숫자들이 빼곡한 이 공간에서 나는 회사의 혈관을 흐르는 피를 검사하는 의사와 같은 존재다. 때로는 건강한 혈액의 흐름에 안도하지만, 때로는 혈관을 막고 조직을 썩게 만드는 위험한 혈전, 즉 '부정'의 징후를 발견하기도 한다.이 일을 하다 보면 무뎌질 법도 한데, 매번 새롭게 마음을 다잡게 된다. 유혹에 넘어간 동료의 무너진 삶을 마주할 때마다, 나 자신에게 더욱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나 자신에게 글을 쓴다.첫째, 모든 부정은 '이번 한 번만'이라는 달콤한 속삭임에서 시작된다.가장 무서운 말이다. "이번 한 번만", "이 정도는 괜찮겠지", "다들 하는 관행인데". 이 속삭임에 귀를 여는 순간, 양심의 둑에 ..
2025.08.07 -
능력만 있으면 될까?
능력만 있으면 된다고?'나는 실력으로 승부해. 사내정치 같은 건 질색이야'라고 되뇌고 있나? 그 순진하고 고결한 생각, 이제는 쓰레기통에 처박아 둘 때가 됐다. 가식 따위는 벗어던지고 지독한 현실을 마주해 보자.C레벨이든, 이제 막 입사한 신입이든, 조직에 속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위를 향한 욕망이 있다. 그걸 부정한다면 위선이거나, 그냥 이 게임에 참여할 의지가 없는 '월급 루팡'일 뿐이다. 그리고 그 욕망의 사다리를 오르는 데 필요한 동아줄이 바로 '사내정치'다.아직도 사내정치라 하면, 누군가를 험담하고, 부장님 옆에 딱 붙어 술 따르는 그림만 떠오르나? 그랬다면 아직 하수일 것이다.비운의 에이스, 김 팀장김 팀장은 우리 회사 최고의 실력자였다. 그가 만든 기획서는 언제나 완벽하고, 데이터는 한..
2025.08.05 -
"네네"하다가 "네"가 사라진다.
정신 차리자. 거울 속의 나에게, 그리고 어제의 나에게 쓰는 글이다.회사에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나? 모두와 원만하게 지내고, 갈등을 피하는 것이 사회생활의 미덕이라 믿었나? 그래서 누군가 의견을 내면, 그게 좀 이상하고, 데이터와 맞지 않고, 심지어 내 양심에 어긋나도 일단 고개부터 끄덕였다. "네, 좋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진행하시죠."그 결과는 어땠지? 정말로 '좋은 사람'이 되었나?아니. 그냥 '만만한 사람', '자기 의견 없는 사람',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게 촌철살인이고 팩트폭행이라고? 미안하지만, 이게 현실이다.회사에서 무조건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면 안 되는 이유를 새겨야 할 시간이다."일단 해보죠"가 부른 대참사상황 : 김팀장이 회의에서 외쳤다. "요즘..
2025.08.04 -
이 나이에 다시, 괜찮을까?
쉰을 앞둔 나에게 보내는 편지: "이 나이에 다시, 괜찮을까?"어느덧 쉰이라는 나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마음은 아직 청춘 언저리를 맴도는 것 같은데, 몸은 정직하게도 세월의 무게를 이야기한다. 잠자고 일어나면 개운하기보다 뻐근함이 먼저 찾아오고, 예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작은 충격에도 흠칫 놀라곤 한다. ‘온몸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이제야 내 이야기가 되었다. 마흔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였을까. 매년 연례행사처럼 치러야 했던 수술대 위의 기억, 어느 날 갑자기 '뚝'하고 끊어지는 느낌과 함께 찾아왔던 근육 파열의 고통. 마치 내 몸과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온 기분이다. 잦은 부상과 통증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지치게 만들었다. 그래서 문득,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지금의..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