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사회

2025. 7. 19. 15:06낙서같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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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 뉴스창을 열기가, 가끔은 두렵다.
스크롤을 조금만 내려도 보이는 날 선 단어들에 마음이 턱 막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이야기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날카로운 경계심과 불신이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곤 한다.

언제부터였을까.
우리 사회가 이토록 서로를 미워하는 게 당연해진 것인가.
남자라서, 여자라서. 나이가 많아서, 어려서. 생각이 달라서, 사는 지역이 달라서.
너무나 많은 이유로 서로를 밀어내고 손가락질하는 모습들을 보면, 이건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 조금 다른 모습을 한 사람에게 ‘벌레 충(蟲)’자를 붙여 부르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한 사람의 작은 실수를 공동체 전체의 잘못인 양 몰아가는 광기를 볼 때면, 이 거대한 미움의 파도 앞에서 나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하나...

결국은 ‘불안’ 때문이 아닐까.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너무 팍팍하고,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희망이 보이지 않나.
내 안의 이 불안과 좌절을 설명할 길이 없으니,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남을 탓하고 있는 것일까.

‘저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힘든 거야’라고 미워할 대상을 정해놓으면, 복잡한 문제의 원인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 잠시나마 편해지는 것일까.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라고 믿게 만드는 알고리즘도 한몫하는 것이다.
내 입맛에 맞는 영상, 내 생각과 비슷한 글만 보다 보니, 어느새 다른 세상은 틀린 것이고 나쁜 것이라는 확신에 차버린 건 아닐까.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보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라며 분노부터 하게 된 내 모습을 문득 깨달을 때, 섬뜩해지곤 한다.

함부로 단정 짓지 말자,,내가 답이 되진않지..내 안의 편견이 나를 조종하게 두지말자.
화가 난다고 해서, 익명이라고 해서 함부로 말하고 쓰지 말고, 내뱉는 순간 사라지는 말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슴에 박히는 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비판은 할 수 있어도, 조롱하거나 멸시하는 언어로는 그 어떤 것도 바꿀 수 없다는 걸 기억해야 겠다.

결국 남을 향한 미움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 맞는 것인가.
미움으로 가득 찬 세상을 욕하면서, 내 안에도 미움이 가득 차오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조금 더 다정한 눈으로 세상을 보려 노력해야겠다.
그래야, 적어도 내 세상은,,, 내 마음은 지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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