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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보슬비 내리는 날의 단상
창밖엔 보슬비가 소리 없이 내리고산마루엔 안개가 자욱이 걸려가야 할 정상을 가만히 감추었다 덩달아 내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아고요의 틈새로 잊었던 얼굴들이하나둘,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더 좋은 길을 찾아 떠나간 이의 뒷모습과돌아오지 못할 세상으로 먼저 떠난 이름과어딘가에서 제 몫을 다하며 살아갈 남은 이들 보슬비는 눈물인가, 아련한 그리움인가흐릿한 기억의 장막 같은 저 안개 너머에떠나고 남고 잊힌 모두가 함께 있는 듯하여 기쁘다기엔 마음 한쪽이 아리고슬프다기엔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지는참 묘한 오후가 천천히 흐른다.
2025.06.20 -
성채에게.
좋은 아침, 언제나 굳건한 남자다운 얼굴이지만 그 속엔 여린 소녀의 마음이 숨 쉬네 아프고 힘겨운 날들 속에서도 그대의 눈빛은 맑고 흔들림 없으니 때론 세상의 무게에 짓눌려 말 못할 아픔 홀로 견뎌도 그대의 영혼은 언제나 빛나리 강인함 속에 피어난 꽃처럼 아름답고 소중한 그대, 성채여. 오늘도 햇살처럼 따스한 위로가 그대 마음에 가득 차기를 부디 편안한 하루 보내기를.
2025.06.19 -
걱정을 토하다.
더는 품고 있을 수 없어 밤새 뒤척이다 토해낸다 식어버린 커피처럼 쓰고 텁텁한 걱정 한 조각 가슴 깊이 엉겨 붙어 나를 갉아먹던 근심들도 울컥, 역류하는 신물처럼 뜨겁게 쏟아져 나온다 아픔이 배어버린 한숨과 메마른 눈물 섞인 탄식까지 모두 게워내고 나니 텅 빈 속, 한결 가볍구나 축 늘어진 몸 기댈 곳 찾아 지친 머리 기우뚱 기대어 이제는 잠들고 싶다 더는 꿈꾸고 싶지 않은 밤 새벽 공기 차가운 이마 스치고 희미한 달빛 창을 넘는다 버려진 걱정들 위로 새로운 아침이 언제 오려나
2025.06.18 -
별
별이 계속 따라오네, 나를 좋아하나 보다.
202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