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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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다시, 괜찮을까?
쉰을 앞둔 나에게 보내는 편지: "이 나이에 다시, 괜찮을까?"어느덧 쉰이라는 나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마음은 아직 청춘 언저리를 맴도는 것 같은데, 몸은 정직하게도 세월의 무게를 이야기한다. 잠자고 일어나면 개운하기보다 뻐근함이 먼저 찾아오고, 예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작은 충격에도 흠칫 놀라곤 한다. ‘온몸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이제야 내 이야기가 되었다. 마흔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였을까. 매년 연례행사처럼 치러야 했던 수술대 위의 기억, 어느 날 갑자기 '뚝'하고 끊어지는 느낌과 함께 찾아왔던 근육 파열의 고통. 마치 내 몸과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온 기분이다. 잦은 부상과 통증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지치게 만들었다. 그래서 문득,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지금의..
08:40:20 -
길 위에서 만나다.
결국 같은 길 위에서 만나더라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20대, 치열하게 미래를 그리던 시절. 세상은 두 갈래 길을 제시하는 듯했다. 푸른 작업복으로 상징되는 생산직의 길, 그리고 빳빳한 셔츠의 사무직의 길. 마치 전혀 다른 세상, 다른 인생이 펼쳐질 것처럼 우리는 그 선택지 앞에서 고민했다.어떤 친구는 '몸은 고돼도 기술 배우고 빨리 돈 버는 게 최고'라며 공장으로 향했다. 그들에게는 '무조건, 그리고 빨리'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한 동기가 있었다. 야근과 특근으로 통장에 찍히는 숫자의 무게만큼, 젊음의 에너지를 태웠다. 그들 중 일부는 오늘의 고됨을 보상받으려는 듯, 버는 족족 유흥과 값비싼 물건에 돈을 쓰며 현재를 즐겼다. "젊을 때 고생해서 바짝 벌고 즐겨야지, 언제 또 이러겠어." 그들의 말에는..
202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