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
오늘도 어김없이 마지막까지 사무실의 불을 밝혔다. 텅 빈 사무실, 모니터의 희미한 불빛만이 내 얼굴을 비춘다. 키보드 위에서 잠시 멈춘 손가락 끝으로 하루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밤. 문득, 스스로에게 묻고 싶어졌다. "너, 오늘 하루 괜찮았니?"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데, 그 만사를 다루는 내 마음은 만신창이가 될 때가 많다. 누군가는 인사업무가 사람을 상대하는 따뜻한 일일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정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해야 하는 자리다.평가 시즌의 무게감김 대리의 얼굴이 떠오른다. 올 한 해, 누구보다 성실했지만 아쉽게도 성과가 좋지 않았다. 평가 면담을 앞두고 나는 밤새 그의 실적 데이터와 업무 기록을 뒤적였다. 객관적인 수치와 근거를 들..
2025.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