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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박물관
'마법의 박물관', 불행과 행복 속에서 찾는 진정한 나의 삶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부러워하던 소녀가우연히 '마법의 박물관'을 발견하며 겪는 신비로운 여정을 담은최예슬 작가의 동화 『마법의 박물관』이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 '다율'은 자신의 현실에 불만을 느끼던 중,'불행의 방'과 '행복의 방'이 존재하는 기묘한 박물관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그곳에서 다율은 자신이 꿈꿔왔던 인기인의 삶, 평범한 가정주부의 삶 등다양한 타인의 인생을 직접 살아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얻는다. 이야기는 다율이 여러 모습의 삶을 경험하며 겪는 다양한 사건과 감정의 변화를 중심으로 전개된다.화려해 보이기만 했던 타인의 삶 속에도 저마다의 고통과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을깨달..
2025.06.25 -
낡은 놀이터의 노래
녹슨 철문을 밀고 들어서면거기는 우리들의 놀이터였지얇은 월급봉투보다 두툼했던 웃음가난했지만 마음만은 부자였던 나날 낡은 책상 위엔 꿈이 쌓여가고커피 한 잔에 밤새는 줄 몰랐네다시 하라면 못 할 미친 열정이었지만그때는 그것이 우리 세상의 전부였지 어느 날 불어온 낯선 바람굳은 얼굴과 날 선 구호들우리의 노랫소릴 집어삼킨그 거친 함성을 나는 기억하네 원망 한 조각, 미움 한 톨그것이 우리를 갈라놓기 전까지어깨를 기댄 동료가 얼마나 따뜻했는지우리는 진정 몰랐었네 뜨겁던 용광로는 차게 식었고찬란했던 축제는 막을 내렸네재만 남은 공터에 서서각자의 길로 흩어지던 쓸쓸한 어깨들 세월은 흘러 닳아버린 추억 한 장문득 궁금해지네, 닳도록 불렀던 그 이름들치열하게 함께 웃고 울었던 나의 동료들은지금 어디서 어떤 하늘을 보..
2025.06.25 -
흐린 하늘 아래, 작은 너를 보며
잿빛 구름이 낮게 내려앉은 오늘창밖을 보니 네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세상이라는 길 위에너는 어떤 걸음으로 서 있을까 여린 손가락, 작은 발걸음 하나하나에아비의 마음은 천 개의 파도를 맞는다괜찮을 거야, 되뇌어 보지만세상의 바람은 때로 매섭기만 하니온전히 너를 지켜줄 수 있을까조바심에 마음 한구석이 아려온다 너를 보듬는 아내의 지친 어깨 위로나의 안쓰러움이 무겁게 내려앉는다같은 마음, 같은 눈빛으로우리는 말없이 서로의 슬픔을 읽는다아이를 위한 기도가깊은 한숨이 되어 흩어지는 오후 흐린 날이라서일까가슴속에 품었던 걱정이먹구름처럼 피어오른다하지만 작은 아이야, 이것 하나만은 알아주렴 세상이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에도아빠와 엄마는 너의 가장 큰 우산이 될 것이고세상의 모든 빛이 너를 외면하는 듯해도우리는 너를 비..
2025.06.24 -
월요일의 악수
늦잠으로 맞이한 월요일 아침알람 대신 햇살이 눈꺼풀을 밀어내도몸은 천근만근, 솜에 물을 적신 듯 무겁다 영원히 지치지 않을 것 같던 심장이어느새 작은 언덕에도 숨이 차오르고푸르기만 하던 마음의 들판에하나둘 희끗한 상념이 고개를 든다 쉰이라는 숫자가 저만치서 손짓하는데나는 아직도 스무 살의 폭풍을 기억한다세상 모든 것을 껴안을 듯 뜨겁던 가슴은이제는 잔잔한 호수처럼 가라앉아고요함과 서글픔을 함께 비춘다 나이 듦이란 이런 것일까소란했던 것들과 천천히 이별하며내 몸의 삐걱거림과 익숙해지는 것치열했던 어제를 미소로 놓아주고오늘의 고단함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것 거울 속, 세월이 그린 옅은 밑그림 위에오늘 아침의 피곤함이 덧칠을 한다그래, 이것도 나다차분해져서 고맙고지나간 시간이 아쉬워 서글픈있는 그대로의 나에게조..
2025.06.23 -
도서관의 오후
고요함이 내려앉은 책들의 숲,구석진 자리에 옹기종기작은 머리들이 모여 있네.만화책 펼친 아이의 두 눈엔까만 밤하늘 으뜸 별이 총총,네모난 칸 속 세상을 유영하네.너도나도, 손끝으로 모험을 넘기고작은 입가에 번지는 옅은 미소.주인공의 위기엔 잠시 숨을 멈추고승리의 장면에선 주먹을 꽉 쥐겠지.사락, 사락-종이 스치는 소리가 음악처럼 번져가네.두꺼운 소설책의 묵직한 넘김이든얇은 만화책의 가벼운 팔랑임이든책장 넘어가는 모든 소리는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소리.오늘따라 도서관의 오후는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망울과정겨운 책장 소리로 가득하구나.
2025.06.22 -
너의 길을 보는 마음
나의 작은 아기야,네 여린 손가락이 내 손을 놓는 날을나는 벌써부터 헤아려본다.네가 처음 만나는 세상의 문턱에서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지는 않을까낯선 시선들 속에 홀로 섬이 되지는 않을까친구라는 작은 우주 속에서너는 길 잃은 별이 되지는 않을까.시간이 흘러 어른의 계단을 오를 때세상살이의 거친 파도에 너의 등이 젖지는 않을까정직하게 내디딘 너의 발걸음이가시밭길을 헤매게 되지는 않을까.밤새 뒤척이는 나의 걱정은네가 걸어갈 길 위에 미리 깔아주는자갈돌 하나하나와 같아서결코 잠들지 못하는구나.하지만 우리 아기이 모든 걱정의 다른 이름은 사랑이란다.내 깊은 사랑이 너에게 스며들어세상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단단한 뿌리가 되어주기를.나는 그저 멀찍이 서서너만의 속도로 너만의 꽃을 피워낼너의 계절을 묵묵히 응..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