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18. 07:37ㆍ슬기로운 직장생활?

어제, 여러 사람이 모인 공식적인 회의 자리에서 서슬 퍼런 말을 마주했다. 나이 예순을 바라보는 분의 입에서 나온 그 말들은,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 회의실의 공기를 차갑게 갈랐다. 그 순간, 나는 그의 얼굴에서 그가 살아온 인생의 궤적을 어렴풋이 보았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생물학적인 시간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만큼 경험과 지혜가 쌓여 더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품고,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어왔다.
켜켜이 쌓인 세월은 모난 돌을 둥글게 만들고, 날카로운 언어를 부드럽게 다듬어 줄 것이라 기대했다. 특히, 한 사람의 말이 가지는 무게와 책임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되는 것이 바로 연륜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제 내가 본 모습은,, 다수가 지켜보는 앞에서 상대를 향한 공격적인 말들을 여과 없이 쏟아내는 모습. 그것은 자신감의 표현이라기보다, 어쩌면 평생을 지켜온 옹고집과 편협함의 갑옷처럼 보였다. 저렇게 날이 선 말들로 자신을 방어하며 얼마나 고단한 세월을 보냈을까.
더 안타까운 것은, 그 모습을 지켜보는 젊은 후배들의 존재다. 그들은 무엇을 보고 배우게 될까. '나이가 들면 저렇게 해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나는 결코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할까. 어느 쪽이든 씁쓸하기는 마찬가지다.
존경받는 선배란
뛰어난 능력을 넘어 따뜻한 인품과 포용력으로 뒷사람을 이끌어주는 존재여야 하지 않을까.
문득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어떻게 늙어가고 싶은가? 세월의 흐름 앞에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바꿀 수 없는 타인을 보며 안타까워하기보다, 그 모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나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려 한다. 나는 훗날, 나의 말과 행동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의견이 다르더라도 날카로운 비난 대신 부드러운 언어로 설득하고, 정답을 강요하기보다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세월이 깊어질수록 나의 언어에서는 지적의 날카로움 대신 이해의 향기가 나기를. 입을 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내뱉은 말에 책임을 지는 무게감을 잊지 않기를. 그리하여 훗날 나의 후배들이 나를 기억하기를,,,
그것이 내가 꿈꾸는, 나이 듦의 진정한 의미다.
고쳐지지는 않겠지만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슬기로운 직장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란봉투법? (1) | 2025.07.22 |
---|---|
실수가 두렵다. (1) | 2025.07.22 |
"20대는 안 뽑아요"…신입 채용 안 하는 대기업들 20대 직원 비중 '뚝' (1) | 2025.07.17 |
결재의 무게 (0) | 2025.07.16 |
술잔을 기울인 날.. (0) | 2025.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