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
2025. 7. 17. 12:20ㆍ낙서같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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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같은 어둠이 발끝을 적시고
세상의 모든 소음이 나를 할퀼 때
나는 외로이 작은 섬처럼 떨고 있었네
고개를 들 용기조차 희미해질 무렵
등 뒤에서 스며드는 따스한 온기에
나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돌아보았네
거기, 말없이 나를 지켜보는 눈빛들
세월의 주름 속에 걱정을 담은 어머니와
굳건한 어깨로 바람을 막아주는 아버지
장난기 어린 웃음으로 눈물 닦아주는 형제가
나의 세상이었고, 나의 우주였던
이들이 묵묵히 등불을 들고 서 있었네
그러니, 괜찮다.
두려워하지 마라.
거친 파도가 너를 덮치려 해도
세상 모든 것이 너를 흔들려 해도
네 등 뒤에는 결코 꺼지지 않을 등불,
가족이라는 이름의 든든한 우주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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