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7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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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인간
세상엔 ‘인생 2막’이라는 희망찬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은퇴 후 비로소 자유를 찾고, 새로운 꿈에 도전하며 황금기를 보낸다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는 훌륭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에게는 너무나 멀고 비현실적인 동화일 뿐.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감각은 해방감이 아닌, 짙은 정적과 막막함일 것이고, 지난 30년간 나를 깨우던 알람 소리도, 출근을 재촉하던 아내의 목소리도 없을것이다. 텅 빈 거실에 홀로 앉아 식어가는 커피를 마시며, 나는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 고민한다. ㅠㅠ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 의무감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라고. 하지만 수십 년간 누군가의 상사, 동료, 부하직원 그리고 가장으로 살아온 나에게 ‘역할이 없는 나’는 너무나 낯설게 느껴질..
2025.07.10 -
소리없는 전쟁
구름 위, 그들만의 성에는팽팽한 공기, 차가운 유리창C라는 이름의 왕들은오늘도 보이지 않는 칼을 맞댄다.날 선 웃음 뒤로 숨은 경계칭찬 속에 교묘히 파고드는 가시사소한 자존심에 조직이 흔들리니그 유치한 명분 다툼에 우리는 다만 침묵할 뿐.그들의 하늘에 먹구름이 끼면아래는 영문 모를 폭풍이 몰아친다.한마디 말에 천 길 낭떠러지요가벼운 외면에 살얼음판을 걷는 우리.자리보존의 서글픈 줄타기라,애써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여도그들의 미묘한 기류에 하루 종일 흔들리는우리의 오늘은 너무나도 고단하다.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