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2025. 7. 8. 09:13낙서같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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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던 여름밤

에어컨 대신 밤바람을 벗 삼아

집 앞 골목에 돗자리 하나 펴면

온 동네가 우리들의 마당이었네

 

모기 쫓던 어머니의 부채질 소리

두런두런 나누던 이웃의 안부와

수박 한 통에 터지던 웃음소리

그렇게 정겨움으로 밤은 깊어 갔네

 

언제부터였을까

집집마다 보이지 않는 창이 생기고

얼굴 대신 빛나는 화면을 마주한 순간부터

골목길 돗자리는 자취를 감추었네

 

이제는 살 부대끼는 정겨움보다

날 선 말들이 허공을 먼저 가르고

따뜻한 마음마저 의심의 눈초리로 재단하니

참으로 어렵고 서글픈 세상이어라

 

아, 그립다

다리 몇 군데 모기에게 물려도 좋았던

서로의 온기로 더위를 나누던

그 여름밤, 우리들의 돗자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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