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지하철

2025. 7. 3. 07:42낙서같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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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가르는 강철 상자,

흔들리는 삶의 무대 위로

저마다의 풍경이 떠오른다.

 

고개를 떨군 채

밤의 나머지를 꿈꾸는 이,

 

작은 창에 시선을 던져

세상을 읽는 이,

 

책장 넘기는 소리만이

자신만의 세계인 이,

 

어깨 위엔 보이지 않는 시간의 무게가

고스란히 내려앉은 지친 눈빛.

 

분주한 발걸음들은 다 어디로 향하는가.

사무실의 불빛, 강의실의 소음 속으로

오늘이라는 역을 향해 묵묵히 달려간다.

 

문득, 먼지 쌓인 필름이 돌아간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던 그 아침,

회사를 향하던 발걸음은

구름 위를 걷는 듯 가벼웠고

가슴을 채우던 뜨거운 공기는

‘보람’이라는 이름의 설렘이었다.

 

나이가 들면, 추억을 연료 삼아 타오른다더니,

오늘의 풍경 위로 어제의 영상이 겹쳐온다.

창밖은 오늘을 비추지만

내 마음은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덜컹이는 시간의 열차에서

나는 묵묵히, 지나온 역들을 헤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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