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 가득 노을이 내리면

2025. 7. 1. 07:33낙서같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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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도시의 빌딩 숲 위로

황금빛 물감이 쏟아져 내린다

하루의 끝자락을 붙잡는 노을은

숭고해서, 조금은 쓸쓸하다

 

신호를 따라 흘러가는 불빛들

스쳐가는 무심한 풍경 속에서

문득 가슴 한편이 아려오는 것은

아름다워서, 더 아쉬운 까닭일까

 

그런데 고개를 돌리면

나지막이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이 좁은 공간을 가득 채우는

세상 가장 다정한 온기가 있다

 

슬픔과 아름다움이 뒤섞인 저 하늘 아래

우리가 함께라는 작은 사실 하나로

차창 밖 붉은 노을마저

우리를 위한 근사한 배경이 되는

 

참, 좋은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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