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20. 19:04ㆍ낙서같은 일상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였던 30대 소방관이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를 봤다.
그날 이후, 저 어린 친구의 시간은 멈추지않았을까..
끔찍한 기억으로 남은 그날, 그는 가장 참혹한 현장의 한가운데 있었고, 한 명이라도 더 살려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손을 뻗고, 절규와 비명이 가득한 곳에서 사투를 벌였을 것이다.
사람들은 '영웅'이라 부르며 그들의 헌신에 칭송했지만, 정작 그의 마음속에 어떤 상처가 새겨지고 있는지는 미처 헤아리지 못했겠지...
"살리지 못했다는 자책감." 아마 그것이 그를 가장 괴롭히지 않았을까. 눈앞에서 스러져간 수많은 생명, 더 손을 써보지 못했다는 무력감, 그리고 그 끔찍한 기억들이 매일 밤 그를 잠 못 들게 했을 수도 있을것이다.
과거에 20대시절에 죽은 사람을 보고 한동안 정신과를 다닌 친구가 생각났다..
우리는 재난이 일어나면 마음아파하고 내일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그는 그날의 잔상을 안고 살아갔을것이다. 지독한 흉터처럼..
마지막 메모는 "미안하다"는 말이었다고한다. 무엇이 그토록 미안했을까. 더 많은 생명을 구하지 못해서 미안했을까. 남겨진 가족과 친구들에게 아픔을 주게 되어 미안했을까. 어쩌면,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게 미안했을지도 모를지도.. 그 짧은 한마디에 담긴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의 무게가 뭔가가..뭐라 표현하기 어렵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는 아물어도, 마음속 깊이 파고든 상처는 보이지 않기에 더욱 위험하지않을까. 소방청에서 지원하는 심리 치료를 받아왔다고 하지만, 한번 무너진 마음을 온전히 일으켜 세우기엔 역부족이었을 수도..
나는 저 분의 고통이 백만분의 일만큼 느껴지는 것같다..아니지..잘모를지도..
재난이 닥쳤을 때만 그들을 찾고, 시간이 지나면 그들의 고통을 잊어버리는 사회의 무관심이 또 다른 비극을 낳은 것은 아닐까,,
저 분은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듬직한 친구였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를 지키던 용감한 소방관이었고, 하..
우리나라는 재난 현장에서 저런 분들이 겪는 정신적 충격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질적인 보호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고통과 자책감 없는 그곳에서는 부디 평안하셨으면...
후..일부러 찾아서 안보려했는데, 알고리즘이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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