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도시락에 대한 기억
점심시간 왁자지껄한 교실누군가의 도시락에선분홍빛 소세지가 문어처럼 웃고따스한 김 오르는 계란 후라이가해가 뜨듯 놓여 있었다 다른 누군가의 도시락엔시큼하게 익은 김치 하나가 전부였고교실 한구석, 그마저도 없어 빈 책상 위로 고개를 떨구던 아이가 있었다꿀꺽, 마른침 삼키는 소리만이그 아이의 유일한 반찬이었다 세월은 무심하게 흘러김치만으로 허기를 채우던 그 아이는배고픔에 지쳐 책상에 엎드려 있던 그 아이는지금 어디서 따뜻한 밥을 먹고는 있을까사는 게 힘에 부쳐 울고 있지는 않을까 그리고 그 풍경 속에소세지 반찬도, 친구의 웃음도 없이홀로 섬이 되어 앉아 있던 나비수처럼 날아와 박히던 말들을밥알처럼 억지로 삼켜야 했던 나 그때는 소세지 반찬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웠지만어쩌면 나는,,,,"같이 먹자" 그 한마디가 ..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