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재의 무게
유난히 어깨가 무거운 날이다.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고,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습한 밤공기 속에서 문득 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너도 할 말은 분명 있겠지. 모든 상황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면서 결론을 내리는 내 모습이 야속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만, 어쩌면 이건 너의 직접적인 잘못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단단한 프로세스가 있었다면, 누군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면, 지금과 같은 결과는 없었을지도 모르겠지. 시스템의 부재가 낳은 비극일 수도,, 하지만, 너는 결재를 했다. 수많은 검토와 보고서의 가장 마지막 칸에 너의 이름이 적혔있다. 그것은 단순한 서명이 아닌 것을 알지 않니?. 최종적인 확인이자,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
2025.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