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인의 책상 앞
어둠이 내려앉은 사무실, 모니터의 푸른빛만이 외롭게 책상을 비춘다. 서류와 숫자들이 빼곡한 이 공간에서 나는 회사의 혈관을 흐르는 피를 검사하는 의사와 같은 존재다. 때로는 건강한 혈액의 흐름에 안도하지만, 때로는 혈관을 막고 조직을 썩게 만드는 위험한 혈전, 즉 '부정'의 징후를 발견하기도 한다.이 일을 하다 보면 무뎌질 법도 한데, 매번 새롭게 마음을 다잡게 된다. 유혹에 넘어간 동료의 무너진 삶을 마주할 때마다, 나 자신에게 더욱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나 자신에게 글을 쓴다.첫째, 모든 부정은 '이번 한 번만'이라는 달콤한 속삭임에서 시작된다.가장 무서운 말이다. "이번 한 번만", "이 정도는 괜찮겠지", "다들 하는 관행인데". 이 속삭임에 귀를 여는 순간, 양심의 둑에 ..
2025.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