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지하철
새벽을 가르는 강철 상자,흔들리는 삶의 무대 위로저마다의 풍경이 떠오른다. 고개를 떨군 채밤의 나머지를 꿈꾸는 이, 작은 창에 시선을 던져세상을 읽는 이, 책장 넘기는 소리만이자신만의 세계인 이, 어깨 위엔 보이지 않는 시간의 무게가고스란히 내려앉은 지친 눈빛. 분주한 발걸음들은 다 어디로 향하는가.사무실의 불빛, 강의실의 소음 속으로오늘이라는 역을 향해 묵묵히 달려간다. 문득, 먼지 쌓인 필름이 돌아간다.사회에 첫발을 내딛던 그 아침,회사를 향하던 발걸음은구름 위를 걷는 듯 가벼웠고가슴을 채우던 뜨거운 공기는‘보람’이라는 이름의 설렘이었다. 나이가 들면, 추억을 연료 삼아 타오른다더니,오늘의 풍경 위로 어제의 영상이 겹쳐온다.창밖은 오늘을 비추지만내 마음은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덜컹이는 시간의 열차에..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