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소꿉놀이
네모난 책상 위, 각자의 왕국보이지 않는 선을 긋고서로의 성을 엿본다 커피 잔 부딪히는 소리 뒤엔교묘한 고자질이 숨어있고회의실 문이 닫히면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이 된다 한 뼘 더 넓은 모래성을 쌓으려한 치 더 높은 의자를 차지하려어른의 탈을 쓰고 벌이는유치한 땅따먹기 놀이를 한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토라지고누구의 줄에 설까 눈치 보는 모습차라리 운동장에서 편을 가르는아이들의 전쟁이 더 솔직하겠다 결재 서류 위 붉은 펜보다등 뒤에 꽂히는 눈빛이 더 서늘한 곳오늘도 우리는 초등학생보다 못한어른들의 소꿉놀이를 한다.
202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