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수많은 눈동자가 등을 찌르는수저 부딪는 소리마저 나를 겨누는소란한 그곳에서 너는 외딴 섬이 된다.밥알은 모래알처럼 까슬하고넘겨야 할 음식은 거대한 산이 되어꿀꺽,삼키는 것은 밥이 아니라뜨거운 울음이다.매일같이 거의 그대로 돌아오는 식판 위로네가 보낸 힘겨운 시간이 아른거린다.괜찮으냐 물으면 작게 끄덕이는그 조그만 어깨가 안쓰러워아빠 엄마는 마음이 저려온다.책상 위 성적표보다텅 빈 너의 점심시간이 더 마음 쓰이고앞으로 네가 마주할 더 넓은 세상 속에서홀로 밥 먹어야 할 날들이 있을까밤새 뒤척이며 걱정을 꿰맨다.아가야.세상의 모든 시선 앞에가장 든든한 네 편이 되어 줄게.너의 시간표대로, 너의 걸음대로묵묵히 기다릴 테니언젠가, 세상 가장 맛있는 밥을너와 마주 앉아 함께 먹고 싶구나.
2025.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