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숨 막히던 여름밤에어컨 대신 밤바람을 벗 삼아집 앞 골목에 돗자리 하나 펴면온 동네가 우리들의 마당이었네 모기 쫓던 어머니의 부채질 소리두런두런 나누던 이웃의 안부와수박 한 통에 터지던 웃음소리그렇게 정겨움으로 밤은 깊어 갔네 언제부터였을까집집마다 보이지 않는 창이 생기고얼굴 대신 빛나는 화면을 마주한 순간부터골목길 돗자리는 자취를 감추었네 이제는 살 부대끼는 정겨움보다날 선 말들이 허공을 먼저 가르고따뜻한 마음마저 의심의 눈초리로 재단하니참으로 어렵고 서글픈 세상이어라 아, 그립다다리 몇 군데 모기에게 물려도 좋았던서로의 온기로 더위를 나누던그 여름밤, 우리들의 돗자리가 그립다.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