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22. 09:49ㆍ낙서같은 일상
오늘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소식이 아침부터 시끄럽다. 처음 지명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그냥 별생각이 없었는데, 사실 정치는 관심이 없다. 논란이 시작된 지 불과 몇 주 만에 상황이 이렇게까지 될 줄이야.
처음엔 '설마' 했다.
보좌진에게 쓰레기 분리수거를 시키고, 집 변기가 고장 났으니 와서 보라는 지시를 했다는 첫 보도. 솔직히 말해서, '정치인 갑질 논란이 어제오늘 일인가' 싶기도 했다. 물론 잘못된 일이지만, 진심으로 사과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면 어떻게든 수습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소통 과정의 상처"라며 사과했을 때, 뭐 사실인지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마무리 되겠네 했다.
하지만 "쓰레기 심부름은 사실무근"이라는 해명이 무색하게, 텔레그램 메시지 정황이 공개됐을 때는 좀 달랐다. 왜 굳이 사실과 다른 해명을 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 이건 좀 심각한데?
하나의 의혹은 다른 의혹을 불러왔다. 운전기사 임금 체불 문제, 위장전입 의혹까지. 마치 양파껍질처럼 까면 깔수록 새로운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 의원실 보좌진이 왜 그렇게 자주 바뀌었는지, 그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결정타. 어제 읽은 정영애 전 장관의 폭로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자신의 지역구에 해바라기 센터를 만들어달라며, 안된다는 장관에게 "하라면 하는 거지"라며 호통치고 예산을 삭감했다는 증언. 이건 보좌진이라는 비교적 약한 상대에게만 향했던 '갑질'이 아니었다. 동료 정치인, 정부 부처의 수장에게까지 향하는, 몸에 밴 태도의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관이 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강선우 후보자가 과연 장관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되는 것이 맞을까? 솔직한 내 대답은 '어렵겠다'이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여성가족부 장관이기에 더욱 그렇다.
여가부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차별을 없애고, 평등의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 곳이다. 그런 부처의 수장이 '갑질'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타인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모순이다.
둘째, 이미 신뢰를 잃었다.
논란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국민적 신뢰를 얻기엔 너무나 미흡했다. 솔직하지 못한 해명은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불신만 키웠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기 정말 어렵다.
셋째, 이건 일회성 실수가 아닌 것 같다.
보좌진부터 전직 장관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람의 입에서 비슷한 증언이 나온다는 건, 이게 어쩌다 한번 나온 실수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걸 보여준다.
물론 모든 의혹이 100%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관이라는 자리는 단순히 '무죄 추정의 원칙'만으로 오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국민적 공감과 신뢰라는 더 높은 기준을 통과해야만 한다. 지금의 강선우 후보자가 그 기준을 넘었다고 말하기엔, 너무 많은 상처와 불신이 쌓여버렸다. 안타깝다는 마음이 든다.
-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글이 아님을 밝힌다. 무서운 편가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