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율

2025. 7. 23. 13:04낙서같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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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과율'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맴돈다. 모든 일에는 정말 원인이 있는 걸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속담처럼, 지금 내 앞에 펼쳐진 결과들은 모두 어떤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겠지.
어쩌면 내 삶 전체가 인과관계의 사슬로 엮여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기곤 한다.

​정해진 길 위를 걷는 걸까, 아니면...
​가끔은 모든 게 이미 정해져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하는 선택들이 사실은 거대한 도미노의 일부일 뿐이라면? 철학자들이 말하는 '결정론'처럼 말이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우리가 '원인'이라고 굳게 믿는 것들이 그저 익숙하게 반복되는 패턴은 아닐까? 마치 철학자 흄이 의심했던 것처럼, 해가 뜨고 지는 걸 매일 본다고 해서 내일도 반드시 해가 뜬다는 필연적인 법칙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세상은 공식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학창 시절에 배운 과학은 세상을 명확한 공식처럼 느끼게 했다. 공을 던지는 힘과 각도를 알면 정확히 어디에 떨어질지 계산할 수 있는 것처럼, 내 삶도 예측 가능할 것만 같았지만,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하나의 원인이 단 하나의 결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여러 가능성이 '확률'로 존재한니. 어쩌면 내 미래도 정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로 열려 있는 건 아닐까? 그런 불확실성이 오히려 나에게 자유를 주는 것 같기도 하다.

​결국 모든 것은 나로부터 비롯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설'이나 '업'이라는 개념은 내 삶에 더 가깝게 다가온다. 나의 작은 말 한마디, 사소한 행동 하나가 직접적인 원인인 '인(因)'이 되고, 주변의 상황과 사람들 같은 조건인 '연(緣)'과 만나 어떤 '과(果)'를 만들어낸다는 생각. 결국 지금의 내 모습, 내 주변의 상황은 과거 내가 뿌린 씨앗의 결과라는 것. 무거움을 주면서도, 동시에 앞으로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결국 인과율이라는 건,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렌즈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고 믿을 수도, 모든 것이 가능성으로 열려 있다고 믿을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지금 나의 선택이 미래의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생각하며 순간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일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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