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감상
사진 한 장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지, 마음이 좀,, AI로 만든건지는 몰라도, 뭔가 직장인이 짊어진 삶의 무게랑 애잔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한 편의 시 같다.
공간이 말하는 거리감
일단 눈에 확 들어오는 건 벤치에 앉은 두 사람 사이의 '거리'다. 나란히 앉아있는데 전혀 가까워 보이지 않고, 이 거리가 아빠랑 딸 사이의 마음의 거리, 아니면 세대 차이 같은 보이지 않는 벽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아빠는 하늘을 보면서 과거랑 미래를 생각하는데, 딸은 등을 돌리고 자기 세상에 빠져있고, 서로 다른 곳을 보는 시선이 단절된 느낌이랑 각자의 외로움을 더 깊게 만드는 것 같다.
표정이 담아낸 세월
희끗희끗한 머리, 단정하지만 피곤해 보이는 양복. 딱 한국의 평범한 중년 회사원의 모습이다. 얼굴엔 성공이나 기쁨보다는 공허함, 후회, 막막함 같은 게 섞여 있고, 하늘을 보는 눈빛은 '왜 나만 이렇게 힘든가' 하는 물음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젊은 날의 꿈을 그리워하는 걸 수도,,, 그 표정만 봐도 혼자서 얼마나 많은 걸 버텨냈는지 느껴진다.
대비가 주는 애틋함
공원은 이렇게 평화롭고 예쁜데, 그 속의 남자의 모습이랑은 너무 대조돼서 아이러니다. 부드러운 햇살이랑 푸릇푸릇한 나무들은 세상이 여전히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그 안에서 남자는 혼자 뚝 떨어진 섬 같다. 이런 대비가 그 쓸쓸함을 더 크게 만들어서 보는 사람 마음을 더 짠하게 한다.
이 사진, '가장'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한 남자의 외로움, 그리고 인생의 후반부에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잘 잡아낸 것 같다.